중고 선가 결정 요소

앞서 설명한 중고선 가격 결정 요소에 더불어 아래의 요소들이 더 포함된다. 신조선 시장, 스크랩 시장 등 시장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은행의 결정 등 외부의 영향 뿐만 아니라 선박의 직접적인 소유 주체인 선주의 성향 및 사정 등이 결정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신조선 시장

중고선 시장은 상대적인 가격수준에 의해서 신조선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신조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조선과 중고선이 비슷하여 서로 대체재의 관계에 있으므로 양자 사이의 가격 차이가 각각의 수요량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 후반에 발견되는데, 신조선의 가격이 상당한 정도로 오르자, 그에 따라 중고선을 대체하기 위한 비용이 오르게 되어 중고선의 수요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상태가 좋은 비교적 선령이 낮은 중고선의 가격이 특히 더 오른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조선의 가격은 중고선 가치의 상한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시장이 호황인 경우에는 곧바로 시장에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신조선의 가격을 초과하여 중고선의 가격이 형성되기도 한다는 점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스크랩 시장

중고선 시장은 상대가격 수준을 통해서 스크랩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스크랩의 가격이 오르면 중고선의 가격이 덩달아서 오른다. 이는 물론 스크랩의 가격이 중고선 가격의 하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스크랩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중고선이 거래되기도 하는데, 이는 중고선의 가격이 높은 지역으로 중고선을 옮기는 비용이 중고선의 높은 가격으로부터 얻는 수익을 초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크랩의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가 중고선의 가격의 하한을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중고선의 가격은 신조선의 가격인 상한선과 스크랩의 가격인 하한선의 중간에서 결정된다. 물론 앞서 지적했듯이 상하한선은 얼마든지 깨질 수 있다.


금융

선박을 매입하는데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중고선의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물론 중고선의 가격이 올라간다. 은행 대출이 쉽게 이루어져 선박 가격이 오른 경우로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전반의 원유 운반선의 경우와 1980년대 초반의 건화물선의 경우를 들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노르웨이의 K/S 회사들이 지분의 형태로 자금을 조달(유한책임을 지면서 선박 가격의 상승에 의한 이익을 얻고 동시에 세제 혜택을 얻는)하여 선박에 투자자금이 몰리게 되자 선박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 적이 있다.

 

선주

선박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의해서도 중고선의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중고선을 매입하여 운항 조건, 안전도건 그리고 유지보수의 기준을 종전보다 높게 설정하고자 한다면, 그에 따르는 비용이 상당히 발생할 것이며, 그에 따라 새로운 기준에서 멀수록 중고선의 가격은 보다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선박의 과거 전력에 대한 기록이 바뀌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전 주인이 유지보수의 기준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었다면, 이를 새로운 주인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저당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표준적인 계약에 의해서 선박을 인도받은 경우에도 전 주인이 상환하지 않은 우발채무 때문에 선박이 운행하지 못할 수 있는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이스라엘 선박에 대해서 아랍이 가진 정치적 블랙리스트나 터키가 가진 사이프러스 선박에 대한 정치적 블랙리스트는 선박의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그 블랙리스트에서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선박들은 용선이 될 가능성이 작아서 가격이 낮게 형성된다.

해운시장이 불황이면 재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하는 선주들은 선박을 매각해야 하는 압력을 받고, 이는 결국 선박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난다. 물론 재정이 튼튼한 선주들은 매각압력을 견딜 수 있으므로 선박 가격이 다시 상승하여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정부가 독립적인 선주들로부터 선박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이들 선주와의 미래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이 가격은 벤치마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선박 가격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 살펴보았지만 계약의 조건에 따라 그 가격은 천차만별로 형성된다.

시장이 호황일 때 선박을 조기에 인수할 수 있다는 조건이 선박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만 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용선이 쉽게 이루어지는 곳에서 인수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용선이 쉽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경우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일류용선사와 정기선계약이 이미 이루어져 있는 경우에는 선박매입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해운시장이 불황일 때 손익분기점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운임들이 적용되는 중장기 용선 제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다면 선박의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된다. 물론 실질적인 가격 형성과정에서는 용선자의 명성, 계약의 기간, 운임을 등이 영향을 미친다.

반면 현재의 시장과 상대적으로 불리한 운임에 정기선계약이 이루어진 경우라면 중고선의 가격은 하락한다. 용선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다면 선주를 바꾸는 데도 용선자의 허락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박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타의 요소로는 저장물, 부속품 그리고 설비 등을 들 수 있다. 첨단기술을 탑재한 내비게이션 장치, 무선통신 장치 등도 선박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선박에 이미 선적된 연료와 윤활유 등의 인도는 별도의 계약에 의해서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