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의 투자 사이클

해운업의 투자 사이클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일정한 주기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 해운업의 투자 사이클이란 물동량의 주기적인 변화에 대해서 시장참여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해운 사이클이란 해운업에 종사하는 주요 참여자들(선주, 은행, 정부, 조선소, 용선 업자)이 시장 조건의 변화에 반응해서 운임 수준, 신규 조선 주문 수준, 선박 해체, 고용, 정부의 간섭과 금융 조건 등을 어떻게 결정하는가 하는 반응 패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운시장 행태의 주기는 다음 그림에서 보듯이 쇠퇴기, 불황기, 회복기, 호황기의 네 가지 단계로 구성됩니다. 

화물운임(freight rate)이 매우 높은 호황기를 분석을 시작하는 시작점으로 생각합니다. 이때는 운임이 매우 높아서, 높은 이익이 가능한 상업적인 환경, 장밋빛 미래, 양호한 금융 조건 그리고 장기용선 계약이 용이합니다. 그에 따라 중고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신규조선에 대한 주문도 늘어납니다.

신규조선에 대한 주문이 늘어나면 당연히 신규조선의 가격이 올라갑니다. 신규조선의 가격이 올라가면 신규조선을 하는 조선소의 건조 능력도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화물운임이 높아지면 퇴출하는 선박의 수도 줄어듭니다. 물론 높은 화물운임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박의 비율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퇴출하는 선박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선박 해체도 줄어듭니다.

이렇게 호황기에 늘어난 신규 선박의 주문과 중고선 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과잉투자가 이루어지게 되고 필요 이상으로 선박이 많아지게 되어, 결국은 쇠퇴기로 접어들게 됩니다. 또한 선복량의 과잉 공급 현상에 따라 쇠퇴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호황기에 발주된 신규 선박이 선주에게 인도됨에 따라 선박의 과잉 공급의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규 선박의 과잉 공급이 이루어지고 선주들이 중고 선박을 퇴출하지 않으려고 함에 따라 화물운임은 낮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 해운업은 불황기에 진입하게 됩니다. 불황기에 진입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양호한 금융 조건이 지속되어 선박의 신규 주문이 지속되게 되면 불황 상태를 더욱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금융 조건이 악화하고, 장기 용선 계약이 줄어들며, 조선소의 건조 능력이 줄어들게 되면 불황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선박의 퇴출과 폐선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신규 주문이 줄어들게 되어 선박의 과잉 공급 현상은 해소되게 됩니다. 일단 과잉 공급 현상이 해소되게 되면, 다시 회복기와 호황기로의 재진입이 시작됩니다.

 

 

 

 

 

해운업의 장기 사이클

해운업의 장기적인 사이클은 약 20년 주기를 보인다고 합니다 장기적인 해운업 사이클이란 해운업 시장에 참가하는 개별 참여자들의 집합적인 행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확장기에는 주기적인 패턴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로 인해서 집단적인 확장 현상을 보입니다. 그러다가 장기 사이클의 최고점을 벗어나게 되면 앞서 이루어진 집단적인 확장의 결과 과잉 공급이 이루어지게 되고, 결국은 장기적인 수정 국면에 진입하게 됩니다. 물론 장기적인 수정 국면에서는 간헐적으로 소규모의 회복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과잉 공급이 해소되면 장기적인 사이클이 다시 시작됩니다.

해운업 투자를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우선 해운업에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기는 하지만 사이클의 길이나 크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전통적인 영업 법칙이 해운업에서는 지켜지지 않습니다. 즉, 운임이 높고 선박 가격이 높은 호황기에는 선박을 매각하기보다는 신규 주문이 늘어나서 과잉투자가 이루어지지만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하에 나쁜 시황을 견뎌내고자 하는 '기다림'의 원칙 때문에 폐선하기를 주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계속기업의 원칙에 의하면 불황기에 시장의 예측에 반해서 낮아진 가격 및 좋아진 신용 조건에 의해서 선박을 매입합니다. 집단행동의 원칙에 의하면 경쟁자의 집단적인 행동에 반응하고 숨겨진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선박을 매입합니다. 분석적인 접근법과는 달리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는 직감에 의존하여 선박을 매입하는 접근방법도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에서의 해운업 사이클은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간단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