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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금융공학

신조선과 중고선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by 알려주마님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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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비용과 자금조달

신조선은 가장 최신의 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경제적인 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신조선의 가격은 중고선의 가격을 거의 언제나 초과하게 된다. 예외적으로 1956년 수에즈운하가 봉쇄되자 운항이 가능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조선보다 당장 운항이 가능한 중고선의 가격이 더 비싼 적이 있다. 일반적인 경우, 특히 해운시장이 불황인 경우에는 신조선보다 중고선을 매입하는 것이 비용의 측면에서 더 이익이다. 왜냐하면 신조선이라고 해서 중고선에 비해서 운임을 월등히 많이 받을 수는 없으므로 신조선의 비싼 가격을 운임 수입으로 회수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운업은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서 신조선 건조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된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신조선의 가격이 너무 올라서 상대적으로 운임들이 올랐다고는 하나, 신조선에 대한 투자 금액을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 2003년 이후 해운시장이 회복하고, 신조선에 대한 보조금이 줄어들었으며, 일본의 임금과 한국의 원화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신조선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해운시장이 불황이었고, 정부의 보조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적용금리가 매우 낮아서 신조선을 하려고 하는 선주들에게 제공되는 금융 조건이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조선업의 자본 집약적인 성격에 따라 회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투자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서 신조선과 중고선 사이의 선택이 이루어진다. 자금조달의 형태도 신조선과 중고선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리스는 신조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서, 상업은행의 대출은 중고선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느 방법이든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그 이외에도 신조선에 투자하는데 금융 인센티브를 주면 신조선이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1930년대 영국에서는 폐선하면 신조선을 할 수 있게 한 조치에서부터 세금의 감면까지 여러 가지 종류의 인센티브를 줘서 신조선이 늘어난 적이 있다. 최근에 들어와서는 신조선에 대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금융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2. 시장조건, 수요와 공급의 균형

신조선과 중고선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시장의 상태와 수요 공급의 균형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시장이 호황이면 신조선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가 있는데, 이는 물론 용선에 대한 경쟁입찰을 할 때 신조선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 운송의 경우 원유 회사는 신조선을 선호하는데, 신조선일수록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임이 높다고 해도 신조선의 높은 자본비용까지 커버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용선계약의 가능성이 신조선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용선사들과 정기용선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을 제공하는 은행의 입장에서도 안전하기 때문에 신조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손쉬워진다.

시장이 호황이면 조선소의 연구 개발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선주의 입장에서도 기술적으로 최적인 선박을 만들어내는 추세의 덕을 볼 수 있다. 연료 효율성이 향상되는 것과 같은 기술적인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석유파동과 같이 해운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높아진 유가의 영향으로 연료의 효율성이 높은 선박 기술이 다량으로 개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이 불황이면 신조선이 좀 더 경쟁력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선박의 과잉 공급으로 인하여 신조선에 대한 주문이 줄어든다. 또한 신조선이나 중고선 사이의 운임들의 차이가 거의 없어서 굳이 값이 비싼 신조선에 대한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도 신조선에 대한 주문이 줄어든다. 따라서 시장이 불황일 때는 중고선이 보다 현명한 선택이고, 특히 선가의 상승 가능성의 측면에서도 중고선이 보다 유리하다.

신조선의 경우에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제조되기 마련이므로 운항비용이 중고선보다 더 적게 든다. 물론 운항비용이 적지만 그에 비해 금융 비용은 많이 들기 마련이다. 신조선엔 진의 연료 효율성은 기존의 선박보다 높아서 연료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유지비용이 낮으며, 그에 비례하여 보험료도 저렴하지만 높은 금융비용 때문에 가격은 중고선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또한 신조선은 선박의 자동화 정도가 높아서 선박을 운항할 수 있는 고급인력을 채용해야 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선원의 수가 적어지므로 선원 비용은 전체적으로 감소한다.


3. 시차

중고선 매입이 신조선보다 더 유리한 주된 이유는 계약 시점과 인도 시점 사이의 기간이 매우 짧아서 선박을 곧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시점에서부터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의 시차는 개별 거래마다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서류작성에 걸리는 시간, 새로운 선원을 모집하는 데 걸리는 시간, 인도장소까지 항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 시장 상황이 나쁜 경우 자금을 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등이 거래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시장 상황이 매우 좋은 때에 곧바로 선박을 인도받을 수 있다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신조선의 경우에는 계약 시점부터 인도 시점까지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시차의 크기는 조선소의 건조 능력, 주문량, 인도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여부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1~3년 정도이므로 해운업과 같이 변덕이 심한 산업에서는 너무나 긴 기간이다.

더군다나 시장이 호황일 때 발주된 선박이 시장이 불황일 때 인도가 되어 선대가 과잉 공급 상태가 됨으로써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확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요인에 의한 과잉 공급이 발생한 고전적인 사례로 1974~75년과 1983~84년에 발생한 탱커와 건화물 벌크선 시장의 과잉 공급사례를 들 수 있다.

반면에 불황일 때 낮은 가격으로 발주한 선주의 경우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 즉, 낮은 가격에 발주하고 선박 가격이 높아진 시점에 인도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건화물 벌크선의 경우 1987년 회복이 되기 이전에 발주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시차 효과 때문에 해운업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타이밍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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