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가 시즌 2로 돌아왔다.
DP1의 마지막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시작되며, 1편 출연진들과 계속적으로 연결고리가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3화에서는 육군 전체에서는 전설적인 장기 군탈자 3명 중 한명인 장성민이 주인공이다.
그는 성소수자인데, 탈영 후 이태원 드래그바에서 일하고 있던 그를 한호열(구교환)이 일병시절에 거의 잡았다가 칼빵을 맞고 놓쳤던 과거가 있었다.
군대에서 성소수자 이슈는 여전히 진행중인 문제이다.
남성성만 존재하는 야만의 세계에서 성소수자가 마주칠 현실은 얼마나 더 폭력적일 수 있을까?
장성민은 학창시절부터 성정체성을 정립했고, 고등학교 때 연극 갈매기 니나 역으로 여주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그러나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할 당시 갈매기 니나역을 맡겠다는 그에게 돌아온 것은 무자비한 폭행과 언어 폭력 뿐이었다. 남자가 어떻게 여자배역을 할 수 있냐는 근전대적 발상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연극계에서는 젠더프리 캐스팅이라고 해서 이러한 시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장성민이 교수의 입을 빌려 말했던 것 처럼 예술계에서는 이러한 확장성이 시대적인 요청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 그는 군대를 가게 되었고, 성적 조롱과 폭력을 견디지 못해 탈영을 했었다. 칼빵사건 이후 지금은 도망자 신세로 신분을 세탁하고 밤에는 니나라는 가명으로 바에서 노래를 부르고, 낮에는 의류공장에서 막일을 했다.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인지는 방송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한편 연극을 잘모르는 대중들에게 안톤 체호프 또는 안톤 체홉이라는 이름이 생소하게 다가왔을 것이라 생각된다.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인 안톤 체호프는 1860년에 태어나서 44년의 짧은 생애를 살면서, 당시 급변했던 러시아의 시대 변화와 그에 따라 지성인으로서 요구되는 목소리를 대변했던 인물이다. 벚꽃동산, 세자매, 바냐아저씨, 그리고 DP2에서 언급되었던 갈매기 등이 대표작이다.
특히 갈매기는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첫 작품인데, 1896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되었다. (그때 초연이 폭망해서 희곡은 때려치우려고 했으나,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이자 스타니스랍스키의 '배우수업'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연출가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설득으로 지금의 안톤 체홉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갈매기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데, 연극영화과나 극단에서 자주 올리는 작품이기도 하고, 오디션장에서 배우들이 이 작품의 독백 대사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DP에서 언급되었던 니나 배역은 여배우라면 한번씩 꿈꾸는 배역이다.
니나는 원래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상주의적인 여성으로, 처음엔 트리고린이라는 남자와의 사랑과 연극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의 이상주의와 순수함은 감동적이며, 체홉의 사실주의 무대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러나 니나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그녀에게 큰 상처를 안기게 된다. 첫 사랑에 실패하고, 꿈이었던 연극에서 성공하지 못한 그녀는 절망의 굴레에 빠진다. 이는 인생에서 꿈을 추구하면서 부딪히는 실패와 좌절, 그리고 사랑의 아픔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니나는 투지와 강인함을 보여주며 그 상처와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나, 세계관을 재구성한다. '나는 갈매기에요. 아니, 나는 배우에요.'라는 그녀의 대사는 이런 변화를 상징하며, 이는 그녀가 꿈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니나는 체홉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강인함과 변화, 그리고 꿈과 실패 그리고 재생을 통한 성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캐릭터다. 그녀의 변화는 꿈을 이루기 위해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우리 모두의 인생 과정을 대변하며,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삶과 예술에 대한 체홉의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DP2의 작가가 장성민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때 굳이 니나라는 인물을 사용한 것은 그 인물의 삶을 투영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과연 절망의 굴레에 빠진 장성민의 인생에 반전이 있을지, 넷플릭스를 통해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또한 안톤체호프의 갈매기나 다른 그의 작품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대학로에 위치한 안톤체홉 극장에서 안톤체홉의 작품을 수시로 올리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한번 보시길 추천드린다.
[저는 넷플릭스나 안톤 체홉 극장으로 부터 일체의 대가를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오해 없으시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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